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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거

[영월 북스테이/이후 북스테이]

by 치킨이조아조아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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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강원 영월군 영월읍 동강로 642-39 

- 예약: 블로그에서 예약 가능날짜 확인후 문자 예약 https://blog.naver.com/afterbookstay

 

이후북스테이 : 네이버 블로그

다감한 영월에서 사랑을 ! instagram @afterbookstay @jum_sook_c

blog.naver.com

 


 

연말연시, 회사에서 줄줄이 이어진 행사를 겨우 다 끝내고,

친구가 북스테이를 제안했다. 

영월중에도 조용한 곳에 위치한 이곳, 이후 북스테이.

-그날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예약이 금방 차버릴까봐 성급하게 예약금을 먼저 걸었다.

-그래,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업무가 바뀌어버렸다.............

연달아 이틀의 연가를 내려던 내 계획은, -딱히 누가 뭐라고하지는 않았지만  눈치가 보였다.- 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 미안한데 다른 동행을 구해볼래?

라고 말을 꺼냈지만 '할수 있는때에 무리해서라도 해보자. 기회는 다시 안온다' 라는 얼렁뚱땅 신조(?)를 가지고 있는 나는

그 기회가 무척이나 탐이났고, 나름의 절충안을 내보였다.

이틀의 연차는 쓰지는 못해도 반차를 두개를 이어 내는 것으로. 

 

 

오전 근무가 끝나고 우린 영월로 향했다. 평일이라 달리는 차도 많지 않았다.

잔잔한 음악을 틀고,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듬성듬성 희끗거리는 설산을 지나서, 

동강의 잔잔함을 보며, 철이 지나 고요한 래프팅, 민박촌을 알리는 간판들의 쓸쓸함을 지났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길을 구불구불올라가면 이후 북스테이라는 사인이 보인다.

여기가 맞나.. 싶을때쯤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건물하나가 보인다. 

주인집분께 전화를 해서 드디어 입성.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널찍한 책장이었다. 

독립출판물이 가득한 이쪽 책장은 그동안 가끔 기회가 되면 읽었던 '아무튼' 시리즈가 여러권 구비되어있었고

대부분 프리랜서 작가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들이 주류를 이뤘다.

한번 둘러보며 읽을 것들을 미리 점찍어뒀다.

 

 

이곳은 그것보다는 조금 오래된, 클래식한 문학류가 주류다.

밑의 LP판을 꺼내 음악을 듣는다. 삽시간에 공간을 가득채우는 울림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주방. 

정수기며 전자렌지며 밥솥이며,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구비되어있다.

이렇게 예쁘게 살림할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치만 맥시멀리스트인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식탁. 큰 창이 밖을 내다볼수 있게해준다.

 

 

이곳은 다락방. 귀여운 그림책들이 많다.

날이 밝은 날 누워있으면 별이 다 보일 것만같다.

 

 

노래방 기기도 구비되어있다.

비록 한번도 사용은 안했지만...

 

침실의 문은 슬라이딩 책장으로 되어있다.

가지고 싶다 이거..

침실도 미니멀하게, 아주 포근하고 안락한 기분이었다. 

몸이 별로 좋지 않았던 나는 전기장판을 켜고 한동안 낮잠에 빠졌다

 

 

어메니티는 약봉지에 소포장되어있다. 

세안 비누, 샴푸바, 트리트먼트바에 고체 치약이 두알씩 들어있다.

친환경적인 느낌

 

저녁은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것들을 하나로 조합한 배추찜이었다.

전골용 손질 야채에 시판 전골육수를 붓고 대패삼겹살을 넣고 끓여버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맛. 이런곳에서는 고기를 굽곤 한다지만 

기력이 딸려 쉬러온 여자 두명은 스위치를 다 끄고 되도록 간단한 것을 만들어냈다 

 

음료는 동강주조에서 만들었다는 막걸리 '얼떨결에'와 별빛청하다.

둘다 컨디션이 난조해서, 딱 저정도만 마셨다. 평소에는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귤도 까먹고 초콜렛도 먹고

책도 연거푸 읽었다. 

집중해서 활자를 읽다보니 저절로 멀어지는 핸드폰

그래 이런게 필요했다. 

 

그러던 중에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나가보니 댕댕이 한마리가 멀뚱멀뚱 창밖에서 

"저,, 계십니까?"  라는 표정으로 예의를 차리고 있는거였다.

밖에 있던 앤데 들여보내도 되는 것인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개는 조용히 선비처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친구가 후기를 찾아내서 방안에 들어와있는 사진을 다수 발견해내자 그제서야 우리는 방문을 열어주었고,

강아지는 당연한듯 가뿐히 문턱을 넘어 들어와서 맑은 눈으로 우리를 관찰하더니 

냅다 벌러덩 누워버렸다.

 

아니.. 우리 본적이 있으시나구요...

저희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배를 이렇게 금방 허용하셔도 되는건지...

저 친구는 손길을 맘껏 만끽한채, 손을 멈추기라도 하면 발을 들어 '어허, 계속하시게.' 라고 재촉했다.

 

그리고 찾아온 다른 불청객.

 

저러고서 잠을 자다가 ... 왕! 하더니 문을 열어달라고 하시길래...

문을 열어 보내드렸다. .. 맹자와 .. 방울이... 

방울이가 맹자 엄마란다.

 

 

밤새 내리는 비에 뒤척이다가 친구를 깨울까 싶어서 다락방에 올라가 잠을 청했다.

어둡고, 안개에 싸인 이곳

 

비가 이렇게 올줄이야.

그리고 이 생각을 못했는데...

 

 

신발을 들여놓을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물이 주르륵 흐를정도로 푹 젖어버린 우리의 신발들 

주인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러 오시라고 초대해주셨다.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지만 비는 아주 많이 왔고,  우리는 우산이 없었다.

신발은 저 난리였고... 고맙게도 주인장분이 우산을 가지고 올라와주셔서 우린 축축한 신발을 겨우 꺾어 조심조심 따라갔다. 간밤의 비로 빙판길이 되어버린 길... 

 

주인집에서 주신 커피와 사과, 고구마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다시 올라오는데

꽈당 엎어졌다. 쪽팔려서 호다닥 일어났다.

 

 

귀여운 멍뭉이들

 

비록 다시 출근하러 가봐야했지만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북스테이

하루쯤은 역시 다 던져놓고 책만 읽는게 진정한 힐링이 아닐런지이이이

나도 일주일쯤 머무르고 싶었다.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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